CentOS 지원 종료 선언 – 흑막은 IBM?

다시 돌아온 빅브라더

이번 포스팅은 작성 전에 “이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 맞을까?” 하며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국내 노트북 사용자는 대부분 CentOS는 커녕, 리눅스에 대해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물론 저도 리눅스에 대해 지식이나 경험이 많지는 않습니다만…

하지만 이번 CentOS 지원 종료 사건은 경제, 경영적인 측면에서 봐도 흥미로운 요소가 많고, 깊게 파고 들면 과거 PC 시장을 주름 잡았던 IBM과 연결고리도 있어서 리눅스에 관심이 없던 구독자 분들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CentOS나 리눅스가 무엇인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분들도 속는셈 치고 한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목차 ]

1. CentOS와 리눅스란?

2. RedHat의 입장

3. 흑막은 IBM?

4. 마치며

** 목차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내용으로 바로 이동합니다. **

1. CentOS와 리눅스란?

CentOS = 무료 리눅스 서버 운영체제”

CentOS는 주로 서버 운영에 사용되는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OS) 입니다. 저희 JN테크리뷰 블로그도 과거에 CentOS 서버를 통해 운영하기도 했고요. 뿐만 아니라 대기업 차원에서 운영하는 서버 중 상당수가 CentOS를 채택할 정도로 안정성 방면에서는 인정받고 있는 리눅스 운영체제입니다. (엔비디아도 CentOS 기반의 서버를 사용합니다)

Vultr 웹호스팅 서비스에서도 주력으로 사용하는 CentOS

그렇다면 CentOS는 왜 이렇게 널리 사랑받는 것일까요? 바로 안정성이 뛰어나고 별도의 소프트웨어 이용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운영체제이기 때문이죠. 일반 사용자들이 모여서 만든 오픈소스 운영체제가 대기업 서버를 운영할 정도의 안정성이라니 놀라운 일이죠.

그런데 사실 CentOS는 유료 리눅스 운영체제인 RedHat Enteprise Linux(RHEL / 레드햇 기업용 리눅스) 운영체제의 소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거의) 동일한 프로그램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RHEL은 처음부터 대기업에게 판매하기 위해 설계된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1순위로 개발이 진행됐습니다. 자연스럽게 CentOS 역시 동일한 특징과 호환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는 모든 소스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GPU 저작권을 따르기 때문에 CentOS가 불법적인 프로그램은 절대 아닙니다. 애초에 리눅스 커뮤니티 자체가 오픈소스 정신에 기반한다는 암묵적인 동의도 있고요.

이렇게 CentOS와 RHEL은 공존하다가 결국 2014년에 RedHat 그룹이 CentOS를 인수하게 됩니다. 흔히 예상되는 뻔한 경쟁자 인수합병 스토리와는 다르게, 인수 이후에도 CentOS는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오히려 모태 소스 코드인 RHEL에 대한 접근성과 금전적인 후원을 등에 업고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죠.

그러던 와중 2020년 12월에 갑자기 RedHat에서 CentOS에 대한 지원을 1년 후(2021년 12월)에 종료할 것이라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표면적으로 CentOS Stream 이라는 다른 버전의 CentOS는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이건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CentOS Stream에 대해서 이해하려면 기본적으로 RedHat이 개발하는 운영체제의 4가지 종류에 대해서 간단히 안내를 드려야할 것 같네요 :

  1. RHEL – 기업에게 판매하기 위한 용도의 OS / 안정성을 1순위로 개발
  2. CentOS – RHEL의 소스코드를 약간 수정해서 만들어진 무료 OS (인수 후에도 개발 지속)
  3. Fedora – 실험적인 기능을 테스트하는 용도의 OS / 다양한 신기능, 빠른 업데이트가 특징
  4. CentOS Stream – Fedora의 기능을 RHEL에 도입하기 전 단계의 실험적 빌드

약간 과장을 보태자면 결국 CentOS Stream은 그냥 기존에 운영하던 RHEL의 베타 테스트 버전에 지나지 않죠. 그런데 이런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사용자가 얼핏 보면 “아, 그냥 CentOS를 이름만 바꿔서 운영하는구나” 라고 착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RedHat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존에 CentOS 사용자는 2021년 지원 종료 후에도 큰 호환성 문제 없이 CentOS Stream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서버 안정성 때문에 CentOS를 선택한 기업들이 검증이 완전히 되지 않은 CentOS Stream을 사용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보안 업데이트가 끊긴 CentOS를 계속 사용하거나,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 서버 시스템과 인력을 교체하거나, 기존 CentOS와 완벽하게 호환이 되는 유료 RHEL 운영체제를 도입하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지가 남습니다.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서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RedHat이 무엇을 노리는지는 쉽게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네요.


2. RedHat의 입장

“RedHat과 CentOS는 원래 공생 관계였다?”

지금까지의 글은 순전히 CentOS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 사태를 바라본 것입니다. 누가 봐도 RedHat은 RHEL 유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CentOS를 인질로 삼은 모양세죠. 당연히 배신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RedHat이 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는지에 대해서도 이해를 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기본적으로 RedHat의 수익 모델과 역사를 보면 CentOS가 서로 긴밀한 공생 관계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리눅스는 오픈소스 기반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나 단체가 동일한 소스코드로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고 상업화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RedHat 입장에서는 CentOS를 죽여도 제2의, 제3의 유사 운영체제가 생기게 될 것이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RedHat의 RHEL을 판매하기 보다는 그에 대한 “기술적 지원”이라는 서비스를 판매하는 형태로 수익 구조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CentOS는 기능적으로 RHEL과 동일하고 무료인 대신 RHEL의 “기술적 지원” 서비스가 빠진 운영체제라고 생각하면 쉽겠네요.

RedHat 운영체제 서비스의 가격

당연히 개인 사용자는 무료인데 기능도 강력한 CentOS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겠죠. 그런데 이미 CentOS에 익숙해진 서버 기술자가 취직해서 회사 서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가정해볼까요? 당연히 본인에게 익숙한 RHEL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어도비 같은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가 교육 기관에 자사의 프로그램을 무료로 배포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죠.

RHEL이 존재하기 때문에 CentOS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고, CentOS가 존재하기 때문에 RHEL은 기업 서버 운영체제 시장에서 강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RedHat도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수합병 전부터 CentOS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개발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협력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물론 리눅스는 커뮤니티의 평판에 따라 생과 사가 결정되는 시장이라서 이미지 관리를 위한 움직임이기도 했겠지만요.

그러면 도대체 RedHat은 왜 갑자기 이런 공생적인 관계를 끝내기로 결정하게 된 것일까요?


3. 흑막은 IBM?

“갑작스러운 RedHat의 태세 전환, 그 뒤에는 IBM이 있었다.”

지금부터는 제 상상이 약간 섞인 뇌피셜이라는 점을 참고해서 봐주시기 바랍니다. 사실 RedHat이 CentOS 지원을 종료한 정확한 이유는 내부자가 아닌 이상은 알기 어려우니까요.

저는 CentOS의 지원 종료 결정이 순전히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가정을 하고 얘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간략하게 설명했지만 :

  1. CentOS 버전 8을 발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1년) 지원 종료를 선언
  2. 기존 CentOS 사용자는 불안정한 CentOS Stream과 유료 RHEL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함
  3. 약 5~10년의 사후 지원을 예상하고 CentOS 8을 도입한 기업이 많음
  4. 기업 입장에서는 도입한지 1년도 안되는 CentOS 8 체계를 포기하기는 어려움

정도로 다시 요약해볼 수 있겠습니다.

기존 CentOS 개발자들이 CentOS 8과 호환이 되는 Rocky Linux라는 새로운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안정화가 되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겠죠. 그 외에도 장비 변경 없이 RHEL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몇몇 존재하지만 시간과 인력이 곧 돈인 기업 입장에서는 그냥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RHEL 서비스를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19년 9월에 CentOS 8 발표 / 2020년 12월에 CentOS 지원 종료 발표 / 2021년 12월에 CentOS 지원 종료… 당연히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인 RedHat이 무료 CentOS를 유지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런데 CentOS 8의 출시 시기와 지원 중단 발표 시기가 너무 절묘하죠.

그런데 전 이 결정이 단순히 기존 RedHat 경영진의 판단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2018년부터 줄곧 RedHat에 관심을 보이던 IBM이 2019년 7월에 RedHat을 인수했다는 사실이 이번 사건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IBM은 RedHat을 인수한 직후 수익 개선을 원했을 것이고, 그 결과가 CentOS 8의 출시와 지원 중단 결정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제 추측일 뿐입니다만, 그냥 단순히 음모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례라서… 판단은 독자분들에게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4. 마치며

사실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대부분의 구독자 분들에게 CentOS의 지원 종료가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윈도우나 맥OS를 사용하고 계실테니까요. (저도 그렇고요)

저도 한달 전에 “CentOS가 없어진다”는 소리만 들었지, 깊게 살펴볼 생각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알아보기 시작하니 의외로 이 모든 일이 전개된 과정이 상당히 흥미로웠고, IBM까지 연결이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한번쯤은 이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지더라고요.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이었는데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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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버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개발자라서 더 흥미롭게 글을 읽은 것 같네요.
    회사에서 리눅스 OS로 CentOS를 많이 사용했었죠. 안정성과 무료인 부분도 크게 작용하지만,
    이미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에, 수많은 레퍼런스가 있는게 가장 강점인 것 같습니다.
    IBM이 레드햇을 인수한건 알고 있었지만, 인수해도 레드햇에서 정책은 크게 바뀌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인수 후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IBM의 입김이 아예 없었다고 단정짓기는 힘들 것 같네요.
    시기상 맞물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말이죠 ㅎㅎㅎ…
    현재 centOS 8을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조금 아쉬운 방향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주로 노트북 리뷰에 대해서 읽어가다가, 그 외에 흥미로운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이런 글도 읽어주시는 분이 계셔서 안도가 되네요 ㅎㅎ 저도 이런 칼럼과 같은 글을 더 쓰고 싶은데 마음만큼 시간이 나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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